베이징, 발생지역 왕래 교통편 통제…'수해' 정저우는 병원 내 감염
30여개 도시, 주민들에 "시 바깥으로 나가지 말라"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0여 개 성(省)으로 확산하면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이번 질병이 전국적으로 재유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하루 중국 내 지역사회 감염에 의한 신규 확진 및 무증상 감염자는 각각 55명, 4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신규 확진자의 경우 이번 확산이 시작된 난징(南京) 루커우(祿口) 공항 소재지 장쑤성에서 40명, 확산의 또 다른 중심이 된 유명 관광지 장자제(張家界) 소재지 후난성에서 7명이 나왔다.
이뿐만 아니라 베이징(北京)을 비롯해 후베이·산둥·허난·하이난·윈난성 등에서도 1~2명씩이 보고됐다.
중국의 경우 아직 절대적인 환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질병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건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31개 성(시) 가운데 14개 성에서 300여 명이 누적 확진됐고, 안후이성에서는 무증상 감염자가 보고됐다.
전날 베이징의 신규 확진자 2명 등은 장자제와 관련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자제와 인접한 후난성 창더(常德)에서는 한 공연 감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공연과 관련된 777명이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장쑤성 양저우(揚州)는 전날 보고된 26명을 포함해 이번 확산에 따른 확진자가 54명으로 늘어났다. 양저우 당국은 질병이 노인층을 중심으로 퍼지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양저우 시장이 사의를 표했다.
최근 수해를 겪은 허난성 정저우(鄭州)에서는 지난달 31일 하루 신규 확진 및 무증상 감염자가 12명 및 20명 무더기로 보고됐는데, 대부분이 코로나19 지정병원에서 나왔다.
정저우 확진자는 주로 병원 경비원·의료진·환자 등이고 이 중 일부는 6월부터 병원을 떠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방역 소홀에 따른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지역에서는 방역 수준이 강화되고 있다.
베이징 당국은 주민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경우 시를 떠나지 말도록 촉구했고, 코로나19 발생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교통편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이화원(?和園)을 비롯한 베이징 유명 공원들은 관람객을 수용 가능인원의 60%로 제한하기로 했다.
장자제 당국은 모든 주민의 외출을 원칙상 금지했고 방역·응급 차량 등을 제외한 차량 운행을 막는 등 봉쇄에 준하는 통제에 들어갔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19개 성 30개 넘는 도시가 주민들에게 시를 떠나지 말도록 명령한 상태다.
쓰촨성은 다른 성으로의 단체 관광을 불허했고,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는 맥주축제 관련 활동 등도 앞당겨 종료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힘들게 거둔 방역 승리가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바이러스로 도전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확산이 지난해 초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코로나19 발병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 "전국적 확산으로 이어질지, 현재 사용 중인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밝혔다.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난징을 방문해 방역 강화를 주문하면서 "역외 유입 방지가 방역에서 가장 중요하며 잠시도 느슨해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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