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치오 주지사 "역대 최악의 해킹 사태…테러 행위" 규탄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수도 로마를 포함한 라치오주(州) 공공 전산시스템이 해커 공격으로 이틀째 불통이다.
1일(현지시간) 오전 경로를 알 수 없는 해킹으로 다운된 라치오주 공공 전산시스템은 2일까지 복구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 창구인 보건의료 포털사이트도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
이미 예약된 접종은 정상 시행되고 있지만, 웹사이트를 통한 신규 예약은 불가능한 상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백신 캠페인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니콜라 진가레티 라치오 주지사는 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번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해킹 사태"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 공격이 해외에서 시작됐다고 언급하면서도 해커가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응급 환자 진료, 구급차 운영, 병원 입원 등 일반적인 보건의료 서비스는 큰 문제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수사기관을 인용해 이번 공격이 독일에서 시작됐다면서 정확한 공격 경로와 배경 등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해커 공격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이른바 '그린 패스'의 전면적인 확대 적용을 앞두고 발생했다.
이탈리아 중앙정부는 젊은 층의 백신 접종을 장려하고자 체육·문화시설, 놀이공원, 실내 음식점 등을 출입할 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의무적으로 제시하도록 하는 대책을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이 백신 접종 시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한 그린 패스의 적용 범위를 자국 내로 확대해 젊은 층의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시행 시점은 오는 6일이다.
하지만 이후 로마와 밀라노, 나폴리 등 주요 도시에서는 반대 시위가 잇따랐고, 정치권에서도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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