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갱단 폭력 탓에 아이티서 병원 폐쇄

입력 2021-08-03 05:50  

국경없는의사회, 갱단 폭력 탓에 아이티서 병원 폐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국제 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가 치안 악화를 이유로 아이티에서 운영하던 병원 1곳의 문을 닫기로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일(현지시간) "직원과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수도 포르토프랭스 남부 마르티상에 있는 병원의 영구 폐쇄 결정을 알렸다고 AFP·AP통신이 전했다.
의료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카리브해 빈국 아이티에선 국경없는의사회가 의료 서비스 제공에 큰 역할을 해왔다. 마르티상의 병원에서도 지난 15년간 30만 명의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해 왔다.
그러나 지난 6월 초 무렵부터 마르티상의 치안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려워졌다.
지역을 장악하기 위한 갱단의 거센 다툼 속에 경찰도 사실상 통제를 포기해 수천 명의 주민이 폭력을 피해 탈출하기도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위험 속에서도 몰려드는 총상 환자들을 치료해 왔는데 6월 말 병원이 총격을 받으면서 결국 환자와 직원들이 병원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의사회는 다만 마르티상 병원 폐쇄 이후에도 가난한 아이티인들을 계속 도울 것이라며, 포르토프랭스 내 다른 곳에 병원을 세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티에선 최근 몸값을 노린 납치 범죄가 급증하는 등 치안이 악화하던 상황에서 지난달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까지 암살당하며 혼란이 더 극심해졌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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