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백신수요충족에 최선"…쿼드 겨냥 "소집단 만들기에 저항"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연쇄 화상회의에 참가해 미국의 견제에 맞선 돌파구 모색을 시도한다.
3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부터 6일까지 화상으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 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에 참가한다.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감염병 퇴치를 위한 협력 심화, 경기회복 촉진, 지속가능한 개발 협력 확대, 진정한 다자주의 실천 등을 이번 연쇄 회의에서 논의할 주요 관심사로 제시했다.
대변인은 "중국은 계속해서 책임있는 대국의 역할을 발휘해 역내 국가의 백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방이 협력해 공동으로 지역 백신 생산 및 유통 센터를 만들어 백신의 접근성과 비용 부담 가능성을 촉진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각국은 과학적으로 전염병과 맞서 싸워야 하며 정치화와 낙인화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산 백신 공급 등을 통해 동남아 국가들을 우군으로 만듦으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중국 책임론을 지적하고 있는 미국에 맞서려는 행보로 읽힌다. 미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를 적극 지지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어 '다자주의 실천'에 언급,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단호히 수호하고 '소규모 집단'을 만드는 일과, 제로섬 게임에 저항하며 지역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각각의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집단'에 저항한다는 말은 '쿼드(Quad·미국 주도로 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4개국 안보 협의체)'로 대표되는 미국의 중국 포위망 구축 행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ARF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미중 외교 수장 간의 양보없는 설전이 예상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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