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성평등 보장 위해 광범위한 법적 테두리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일부 국가들의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출생 여아 470만명이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의학저널(BMJ)은 지난 50년간 204개국 30억명이 넘는 출생아 데이터 분석을 통해 태아 성감별이 사회에 미치는 단기적 및 장기적 영향을 예측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1970년 이후 남녀성비가 증가한 12개국과 사회문화적 추세로 성비가 증가할 위험이 있는 17개국을 중심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실제 통계를 바탕으로 출생성비 불균형이 증가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부터 2030년까지 출생 여아 47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고, 2031년부터 2100년까지 계산했을 때는 추가로 100만명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성비증가 위험이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통계 증거가 없거나 제한적이지만 남아선호사상이 있는 파키스탄이나 나이지리아 등 국가들이 포함됐다.
시뮬레이션 결과 2100년까지 출생 여아 2천21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고, 이중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이 약 38%를 차지해 제일 타격이 컸다.
필진은 남아선호사상이 "결혼 적령기 남녀 성비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예상보다 적은 여성 인구는 (사회적으로) 반사회적 행동과 폭력 수준을 증가시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 사회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 결과는 남아선호사상이 강한 국가들의 출생성비를 모니터링하고 가족과 사회에서 성 편견이 지속되는 요인들을 다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광범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구진은 특히 "이번 연구 목표는 태아 성감별과 같이 해로운 관행의 중심에 있는 성 규범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과 관련 있다"며 "성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보다 광범위한 법적 테두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성감별 낙태는 지난 40년간 유럽 동남부 지역과 남아시아 및 동아시아에서 증가하는 추세다.
유엔은 밀레니엄개발목표(MDG)에서 아동 결혼과 여성 할례와 더불어 태아 성감별을 해로운 관행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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