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정교한 분야서 과잉생산ㆍ소규모 업체 신용 위기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중국의 반도체 과잉생산과 비효율적인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확장 시도가 과잉생산과 투자 비효율성의 위험을 야기하고, 이는 첨단 산업 분야에서 자립을 달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목표를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투자 계획은 치열한 경쟁을 낳고, 결국 덜 정교한 제품으로 출발하는 특정 유형의 반도체 분야에서 과잉생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덜 받는 중국의 소규모 반도체 기업들이 덜 정교한 반도체 분야에서 잠재적인 과잉생산에 따른 신용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잠재적인 과잉생산이 소규모 반도체 기업들을 대규모 부채로 인한 차환(refinancing)의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기업 정보 관련 회사인 치차차(企査査)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신규 등록된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은 1만5천700여 곳으로,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과 투자에 힘입어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5월 반도체 칩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299억 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국내 반도체 칩 생산이 이처럼 대폭 늘어났음에도 중국의 자동차 및 전자 관련 기업들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14나노(㎚)급의 첨단 반도체 칩을 대량 생산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높다. 올해 상반기 5개월간 중국의 반도체 칩 수입량은 작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어났다.
올해 5개월간 외국에서 수입한 반도체 칩은 모두 2천603억5천만 개로, 국내 생산량의 2배에 달한다.
중국은 현재 10∼30% 수준에 달하는 반도체 자급률을 오는 2025년 7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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