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공천권·인맥으로 존재감…"자기 파벌 중시" 비판도
자민당 총재선거 앞두고 움직임 주목…지한파·중국 중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3일 취임 5년을 맞은 가운데 다가올 총재 선거 등과 맞물려 움직임이 주목된다.
니카이는 2016년 여름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당시 간사장이 사이클을 타던 중 사고를 당해 거동이 불편해진 것을 계기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재 겸 총리에게 발탁돼 간사장에 취임했다.
간사장은 당의 자금을 관리하며 공천권을 쥐고 있으며 당 인사에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니카이는 이런 권한과 정세를 읽는 탁월한 감각으로 작년 9월 초 역대 최장수 간사장이 됐으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취임한 후에도 당의 실제로 군림하고 있다.
지방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중의원 의원 12선을 기록한 니카이는 정세를 읽는 뛰어난 감각과 넓은 인맥, 파벌 간 대립 구도를 활용하는 노련한 수완으로 당내 영향력을 키웠다.
니카이가 이끄는 니카이파보다 아베가 속했던 호소다(細田)파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끄는 아소파가 규모는 더 크지만, 니카이는 스가 정권이 출범할 때 발 빠르게 스가 지지 흐름을 만들어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스가 총리의 총재 임기가 내달 말 종료하고 10월 21일 중의원 의원 임기가 만료할 예정이라서 자민당 내에 요직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니카이가 간사장 자리를 계속 유지할지에 일본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니카이가 오랜 기간 간사장 자리를 지키는 것에 대한 불만 기류도 엿보인다.
특히 인사나 선거구 조정과 관련해 "니카이파에 유리한 판단이나 재정(裁定, 재단해서 결정함)이 너무 많다"는 비판이 각료를 지낸 다른 파벌 의원 사이에서 나온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3일 분위기를 소개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자민당 의석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니카이에 대한 불만이 확산할 수도 있다.
스가는 올해 3월 스가의 연임을 일찌감치 지지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스가가 총리직을 지키도록 협력하고 자신도 간사장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니카이는 자신에 대한 견제를 차단하기 위해 자민당의 잠재적 경쟁자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東京都) 지사를 활용하고 있다.
고이케와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니카이는 고이케가 국회의원으로 복귀하는 구상에 관해 지난달 "크게 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이케는 과거에 중의원 의원을 지냈고 각료로 활동하기도 했다.
자신을 내치려는 움직임이 있으면 고이케와 손잡고 대항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만 82세의 니카이가 낡은 정치를 주도한다는 비판도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니카이가 눌러앉아 있으면 세간으로부터 낡은 체질의 당이라고 평가받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니카이는 지한파로도 유명하며 중국과의 관계도 중시한다.
그는 특히 박지원 국정원장과 의형제 수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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