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하루 이용시간 줄이고 12세 미만은 게임 도중 지출 금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관영매체가 '정신적 아편'이라며 온라인 게임을 강력 비판한 직후 주가 폭락 사태를 맞은 중국 텐센트가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에 대한 추가 제한을 발표했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이자 매출의 3분의 1을 게임에 의존하는 텐센트는 이날 오후 웨이보 등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성년자의 게임 접근과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텐센트는 미성년자의 평일 하루 이용시간을 1.5시간에서 1시간으로, 휴일 이용시간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각각 줄이고 12세 미만(초등학생)은 게임 도중 지출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성년자가 성인을 사칭하는 경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의심 계좌는 모두 재인증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업계와 당국에 게임중독 방지 시스템 강화와 게임 적령기에 대한 연구, 12세 미만의 게임 접속을 전면 금지하는 산업규정 도입을 제안했다.
앞서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 문제를 지적하며 당국이 더 강력한 규제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특히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 텐센트의 대표적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라며, 일부 학생은 하루 8시간씩 해당 게임을 한다는 등 '왕자영요'를 문제의 근원으로 여러 차례 꼽았다.
그러면서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며 온라인 게임을 "전자 마약"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개장한 홍콩 증시에서 시총 상위 대장주인 텐센트의 주가는 10%가량 폭락하며 거의 6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날 하락 폭은 10년만에 최대치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른 중국 게임사 넷이즈와 XD와 차이나모바일게임엔터테인먼트(CMGE)의 주가도 모두 급락했다.
텐센트는 그러나 경제참고보 기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주가 폭락이 빚어진 직후 해당 기사가 이후 경제참고보 홈페이지와 위챗 계정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제참고보의 해당 보도가 중국 당국의 공식 입장인지는 기사를 통해서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기사의 톤은 지난주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 엑스포 차이나조이에서 중국 정부의 관련 책임자가 온라인 게임을 종합예술이라고 치켜세우면서, 게임산업을 통해 중국 문화와 소프트파워를 해외에 알리길 희망한다고 한 연설과도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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