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테러 피해 탈출" 홍콩 유명 언론인·예술가 잇따라 떠나(종합)

입력 2021-08-03 19:49   수정 2021-08-03 20:06

"백색테러 피해 탈출" 홍콩 유명 언론인·예술가 잇따라 떠나(종합)
인터넷 언론사 '단전매', 싱가포르로 이전 발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유명 언론인과 예술가, 인터넷 언론사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3일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이 방송사에서 10년 넘게 영어 시사 대담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활약해온 언론인 스티브 바인스는 최근 지인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홍콩을 휩쓰는 백색테러"를 피하기 위해 영국으로 도망쳤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을 떠나기로 한 결정은 "개인적, 정치적으로 우려스러운 일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영향은 공개적으로 민주주의와 자유를 옹호해오고, 매우 위험한 직업이 돼버린 언론계 종사자로서 매우 분명하다"며 "홍콩을 휩쓰는 백색테러는 끝나지 않았으며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단기적 전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RTHK에 대해서는 "공영방송 보다는 정부의 기관이 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월30일 바인스는 자신이 진행하는 RTHK 프로그램 말미에 홍콩보안법을 언급하며 사직을 발표했다.


홍콩의 유명 예술가 케이시 웡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00% 자유를 즐기기 위해 홍콩을 떠나 대만으로 왔다"고 밝혔다.
그는 "떠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홍콩에) 머무는 것 또한 어려웠다"며 "당신을 잊지 않겠다. 굿바이 홍콩"이라고 적었다.
지난 3월 친중 매체 대공보는 당국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폭력을 미화하는 예술가들을 후원한다고 비판하면서 케이시 웡도 거론했다.
웡은 6·4 톈안먼 민주화시위나 실종된 반정부 시위자 등과 관련된 예술작품을 발표해왔으며, 범민주진영과 함께 목소리를 내왔다.
또 이날 홍콩 인터넷 매체 단전매(端傳媒)는 싱가포르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전매의 편집장은 이날 창간 6년 기념 글을 통해 "지난 6년간 자유를 향한 길은 더 험해지고 위험해졌다. 홍콩의 언론의 자유가 쇠퇴하고 있다"며 싱가포르로의 이전을 발표했다.
AFP통신은 "단전매는 유료 구독자가 약 6만명인 작은 중국어 매체이지만 홍콩 언론이 해외로 떠나는 첫 사례로, 홍콩의 많은 언론이 가진 미래에 대한 우려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어 "다수의 국제적 언론사가 홍콩에 지역본부를 둬왔지만 상당수가 미래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다"며 "뉴욕타임스가 홍콩보안법 시행 후 아시아 본부를 한국으로 옮겼고 다른 매체도 비상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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