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와 발트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 간에 '핑퐁식' 외교관 맞추방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마르구스 라이드레 모스크바 주재 에스토니아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에스토니아 대사관 직원 1명에 대한 추방 결정을 통보했다.
외무부는 "(에스토니아) 대사에게 단호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고, 상호주의 원칙에 근거해 모스크바 주재 에스토니아 대사관 직원 1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했음을 알리는 노트(외교문서)를 전달했다"면서 "이 직원은 1주일 안에 러시아를 떠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외무부는 이어 에스토니아 측에 더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러시아 외무부의 새로운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며 양국 관계 악화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에스토니아 측이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스토니아 외무부는 지난달 15일 러시아 측의 에스토니아 영사 추방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7일 자국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재 에스토니아 영사 마르트 랴테를 스파이 혐의로 체포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공보실은 그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인으로부터 기밀 자료를 넘겨받는 랴테 영사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간의 잇따른 외교관 추방 사건은 러-서방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 수준으로 악화해 외교관 맞추방 등의 심각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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