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확진자·입원자 기록 깨…RNC 위원은 백신접종 노력에 "나치 돌격대"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속수무책으로 확산하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공화당의 한 고위직 인사가 백신 접종 노력을 두고 근거 없이 험한 말을 쏟아내 논란이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인 피터 피먼 변호사는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바이든의 '갈색 셔츠'(brown shirts)가 백신 서류를 심문하며 민간의 가정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접종 상태를 문의하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개별 가정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나치 돌격대를 뜻하는 말인 갈색 셔츠에 비유한 것이다.
피먼은 플로리다 RNC를 대표하는 3명의 고위직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5월에는 민주당 소속인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의 백신 접종과 방역 노력을 거친 용어로 맹비난했다.
그는 "악마 같은 미시간 주지사는 주민이 사교활동에 참여하려면 '짐승의 표식'을 갖길 원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당신의 '사신'(邪神·false god)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적었다.
짐승의 표식은 성경의 요한계시록에서 사탄을 따르는 상징처럼 사용되는 말이고, 사신은 재앙을 내린다고 알려진 요사스러운 귀신을 뜻하는 표현이다.
피먼은 최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마스크 착용 지침 강화에 대해선 "늑대들이 통제와 권력을 원한다"고 혹평했다.
보수 색채의 공화당 인사들이 마스크 착용과 백신 접종에 좀더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지만, 피먼의 주장은 이를 넘어서 코로나19 음모론에 가깝다는 게 CNN의 평가다.
피먼이 있는 플로리다주는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론 드샌티스가 주지사로 있는 곳이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부터 연방정부의 방역지침 강화에 반발하며 수차례 충돌을 빚었다.
지난주 미 전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이 플로리다와 텍사스 2개 주에 몰려있을 정도로 플로리다는 전염병 대유행이 심각한 상황이다.
플로리다는 지난달 30일 2만1천683명의 신규 환자가 나와 종전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깼고, 3일 기준 입원 환자 수 역시 1만1천515명으로 종전 최다치인 작년 7월 23일 1만170명을 넘어섰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의 경우 지난주 교육위원회가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결정했다가 드샌티스 주지사가 자금 지원 중단을 압박하자 이 결정을 번복하는 일까지 있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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