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포기 안 돼…국가 권력 교체 이뤄져야"…오르테가 행태 첫 비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의 독재적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주 멕시코 TV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5선 연임을 시도하는 오르테가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고 브라질 주요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내가 오르테가 대통령에게 조언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민주주의를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과 의사소통,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니카라과에서 국가 권력의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 오르테가 대통령의 연임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통치자가 자신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독재가 나타난다는 말을 과거에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알바로 우리베 전 콜롬비아 대통령에게 한 적이 있다"면서 "니카라과에서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이 대선 후보와 야당 의원들을 잇따라 체포하면서 '좌파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는 가운데 룰라 전 대통령이 오르테가 대통령의 행태를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룰라 전 대통령과 그가 속한 좌파 노동자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오르테가 대통령 등 '좌파 독재자'들을 옹호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이번 발언은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력 주자로 떠오른 룰라 전 대통령이 중도 진영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중남미 지역의 강경 좌파 정권들과 거리를 두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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