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日방문시 받은 660만원짜리 행방묘연…"정부기관에 넘기거나 돈주고 사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마지막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가 일본 정부의 선물로 받은 수백만 원짜리 위스키의 행방이 묘연해 국무부가 조사에 나섰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 관보에 따르면 국무부는 폼페이오 전 장관이 재임 당시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5천800달러(약 660만 원)짜리 위스키 한 병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사실은 외국 정부와 정상들이 미 고위 관리들에게 준 선물에 대한 국무부의 연례 회계 과정에서 드러났다.
미국에서 외국 정부로부터 일정한 가치가 있는 선물을 받은 관료는 이를 국립기록보관소나 여타 정부 기관에 넘겨야 하며, 이를 자신이 소지하려면 재무부에 그만한 가치의 돈을 내고 구매할 수 있다.
국무부 의전실은 이런 선물을 기록하고 향방을 파악해야 할 의무가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행하며 참석해 해당 위스키를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폼페이오는 같은 해에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 외교장관한테서 총 1만9천400 달러(약 2천200만 원) 가치가 있는 두 개의 카펫을 받았고, 이는 모두 연방총무청(GSA)에 이관됐다고 기록돼 있다.
국무부는 다른 선물과 달리 유독 위스키 행방에 대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측은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는 그 선물에 대해 알지 못하며, 그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누구로부터도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는 2019년 당시 12만 달러(약 1억3천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선물을 외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14만 달러(약 1억6천만 원), 2018년엔 8만8천200 달러(약 1억 원)의 선물을 각각 받았다.
2019년 선물로는 호주, 이집트, 베트남 등 3명의 외국 정상으로부터 1만 달러(약 1천100만 원) 가치가 있는 사진과 초상화를 받았다.
불가리아 총리한테서 받은 8천500달러(약 970만 원) 상당의 오스만 제공 소총, 바레인 왕자로부터의 7천200달러(약 820만 원) 가치의 아라비아 말 청동조각상, 카타르 국왕한테서 받은 금과 에메랄드, 다이아몬드가 박힌 6천300달러(약 720만 원) 가치의 아라비아 오릭스 조각상 등도 있었다.
이 모든 선물은 국립기록보관소로 넘겨졌다고 AP는 전했다.
이 밖에 조셉 보텔 전 중부사령관이 현역이던 2019년에 카타르 정부로부터 1만4천995달러(약 1천700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 등 3만7천 달러(약 4천200만 원)에 달하는 고급시계를 받았고, 그는 연방총무청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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