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악재 겹친 바이든 '최악의 한주'…허니문 끝났나

입력 2021-08-05 15:30  

코로나19 등 악재 겹친 바이든 '최악의 한주'…허니문 끝났나
취임 6개월여만에 코로나 상황 다시 최악 치닫고 역점 정책들도 삐걱
지지율도 50% 밑으로 떨어져…코로나 대처 능력이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여 만에 최악의 시련에 직면한 모습이다.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독립'을 선언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미국이 다시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 인프라 예산안 처리 난항, 밀입국자 급증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CNN방송은 4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 후 최근 며칠간 최악의 날들을 보냈다면서 대통령 취임 후 허니문 기간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무엇보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다.
3주 전만 해도 일평균 2만3천명 수준이었던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8만5천명으로 급증했다.
바이든 정부는 또 '백신 접종자 비율 70%'라는 목표를 지난 2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이 역시 당초 목표 시점보다 한 달이나 늦어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탓에 집세를 못 내 퇴거 위기에 놓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한 퇴거 유예 조치 종료 문제를 놓고 백악관과 친정인 민주당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비난하는 듯한 이례적인 갈등상도 노출했다.
여기에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경지대 이주자 문제도 바이든 대통령에겐 큰 도전이 되고 있다.
동반자 없이 홀로 미 남부 국경에 도착한 아이들의 숫자만 해도 7월에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이민자 시설 억류자는 2만7천명으로, 2월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뛰었다. 트럼프 시절인 지난해 7월말(2만2천명)보다도 높다.
AP통신은 "때때로 살인적이기까지 한 무더위가 나타나는 여름철에는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숫자도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급증세는 매우 놀랍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인프라 예산 처리에도 또다시 브레이크가 걸렸다.
미 상원 여야 초당파 의원들이 지난 1일 합의안을 전격 도출하면서 예산안 처리에 청신호가 켜진 듯 했지만,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어울린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격리에 들어가 예산안 처리가 또다시 지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취임 후 줄곧 탄탄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역시 최근 들어 흔들리는 추세다.
지난 4월 몬머스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54%,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41%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말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48%로 떨어지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44%로 높아졌다.
이 같은 추세가 일시적인 것이 될지, 아니면 장기적인 지지율 하락세의 출발점이 될지는 결국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CNN은 그러나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는 응답률이 지난 6월 89%에서 최근 40%로 급락했다는 갤럽의 지난 2일자 발표 내용을 예로 들면서 "현재로서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했다.
y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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