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예쁜꼬마선충 탄생부터 성체까지 뇌 발달과정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팀이 생물연구 동물모델로 널리 사용되는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을 이용해 뇌가 발달하는 모습을 시간 흐름에 따라 관찰, 뇌 신경세포(뉴런)가 일정 패턴에 따라 끊임없이 서로 연결되면서 정보처리 효율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하버드대 루넨펠드-타넨바움 연구소(LTRI) 메이 전 박사팀은 5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예쁜꼬마선충의 뇌를 탄생부터 성체가 될 때까지 첨단 전자현미경으로 관찰, 나이가 들면서 뉴런 사이에 새 연결(시냅스)이 계속 형성되며, 시냅스는 정보처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도록 일정한 패턴으로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예쁜꼬마선충은 다 자랐을 때 크기가 1㎜ 정도이고 수명이 2주가량인 선형동물로, 유전자 등 생물학적으로는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와도 유사한 점이 많아 다양한 생물 연구에 널리 사용된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 8마리를 이용해 탄생 후 성체로 성장할 때까지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 밝혀내기 위해 최첨단 전자현미경으로 각 개체의 뇌 변화를 신경세포와 전체 구조 수준에서 관찰했다.
그 결과 예쁜꼬마선충 뇌의 전체적인 기하학적 형태는 태어났을 때의 구조적 특징이 성체가 될 때까지 대체로 유지되지만, 뉴런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시냅스가 성체가 될 때까지 계속 형성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박사는 "예쁜꼬마선충의 뇌 발달과정을 일생에 걸쳐 단계별로 파악하고 비교한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라며 "새로 형성되는 시냅스들은 컴퓨터 네트워크 내 연결선들처럼 효과적인 정보처리에 적합하도록 일정 패턴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뇌는 부분별로 유연성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뇌의 부분별 가소성(可塑性·plasticity,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영구적으로 변형되는 물질의 특성)을 알 수 있으면 뇌 발달 과정에서 질병에 유전적으로 취약한 점들을 극복하는 전략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지금까지 밝혀진 예쁜꼬마선충의 뇌세포 연결 지도는 각기 다른 개체를 이용해 다른 성장단계에서 파악한 것들을 모은 것이었다며 한 개체의 뇌 발달과정을 탄생부터 성장단계까지 시간 흐름에 따라 밝혀낸 이 연구 결과는 인간의 뇌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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