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제포럼 주최하며 '백신외교' 박차…"코백스에 1억달러 기부할것"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과 관련한 화상 국제 회의를 열고 올해 국제사회에 총 20억 회분의 백신 제공을 약속했다.
6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전날 화상으로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협력에 관한 국제포럼' 제1차 회의 서면 연설에서 "올 한해 중국은 전세계에 20억 회분(1월부터 이미 지원한 분량 포함)의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분배하기 위해 코백스(COVAX·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개도국 백신 지원 프로젝트)에 1억 달러(1천143억 원)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주최한 이 회의에서 진행을 맡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시 주석의 서면 연설을 대독했다.
중국은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시노팜(중국의약그룹) 등 자국 2개 제약사에서 독자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현재까지 자국 내에서 15억 회분 이상 접종했으며, 아프리카와 동남아, 남미 등의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 7억7천만 회분 이상 공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산 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승인을 받았지만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에 비해 감염 예방률과 변이에 대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회의에서 왕이 부장은 "글로벌 백신 생산능력 부족, 불균등한 분배, 접종의 불균형 등의 문제는 여전히 돌출하고 있다"며 "인류의 미래와 운명이 걸린 이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직 단결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백신 민족주의' 만연을 막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백신 공급 확대, 기술이전, 공동생산, 백신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장은 또 백신 관련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국제협력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며 코백스의 효율성과 투명성 개선, 백신 연구 개발·생산·조달에 대한 세계은행 등의 지원,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적용 면제 논의 긴급 추진 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왕 부장은 "작년 9월 이래 중국은 코로나19 백신이 긴급하게 필요한 나라에 백신을 공급했고, 100개국 넘는 나라에 백신을 기부했다"며 "60개국 이상에 수출하면서 총 공급물량은 7억7천만 회분을 초과해 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말했다.
'백신에 대한 국제 협력 강화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배분 추진'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태국, 우즈베키스탄,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콜롬비아, 이집트, 헝가리, 인도네시아, 케냐, 멕시코, 모로코, 파키스탄, 필리핀, 세르비아, 스리랑카, 에콰도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러시아 등 국가의 부총리, 외교장관, 보건부 장관 등 고위 관료와 백신 관련 국제기구의 수장, 중국 및 외국의 29개 백신 회사 대표자 등이 참가했다. 회의의 결과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중국은 최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회의 등 각종 국제회의 계기에 잇달아 자국의 백신 공여 실적과 계획을 발표하고,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하는 등 이른바 '백신 외교'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 책임있는 대국의 면모를 어필하는 한편, 우한발 코로나19의 초기 확산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원죄론'과, 바이러스 기원 규명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제 여론의 '우군'을 만들려는 행보로 읽힌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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