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노골드' 인도, 레슬링 은메달에 6억원·경기장 건설 파격포상

입력 2021-08-06 17:14  

[올림픽] '노골드' 인도, 레슬링 은메달에 6억원·경기장 건설 파격포상
역도·하키 선수에도 거액 상금…국가 메달 순위는 65위로 부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세계 2위의 인구 대국임에도 올림픽마다 초라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인도가 몇 안 되는 메달리스트에게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포상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북부 하리아나주 정부는 전날 도쿄올림픽 레슬링 은메달리스트 라비 쿠마르 다히야에게 4천만루피(약 6억1천만원)의 포상금 지급과 함께 디히야의 고향에 현대식 시설을 갖춘 실내 레슬링 경기장을 지어주겠다고 밝혔다.
하리아나주 정부는 다히야에게 공직도 추가로 제공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리아나주 나하리 출신인 다히야는 전날 레슬링 남자 자유형 57㎏급 결승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자우르 유구예프에게 4대7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히야는 전 인도인이 손 모아 염원한 금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거액의 포상금과 함께 영웅 대접으로 뜨겁게 축하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포상금의 경우 인도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천81달러(약 240만원·2019년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현지에서는 어마어마한 액수로 여겨진다.
다히야는 은메달 획득으로 부와 명예를 모두 한 번에 거머쥔 셈이다.
앞서 기차 검표원 출신 미라바이 차누도 이번 올림픽 역도 여자 49㎏급에서 은메달을 획득,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차누의 메달 획득 소식에 그의 고향 마니푸르 주정부는 1천만 루피(약 1억5천400만원)의 상금과 함께 다음 올림픽까지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찰 고위직 간부 자리까지 약속했다.
철도부장관은 '인도 철도'의 경사라며 차누에게 2천만 루피(약 3억1천만원)의 포상금과 함께 승진 계획까지 발표했다.

북부 펀자브주도 동메달을 획득한 남자 하키 선수 중 해당 지역 출신 8명에게 각각 1천만 루피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하리아나주도 하키 선수 2명에게 각각 2천500만루피(약 3억8천500만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남자 하키는 모국에 금메달 8개를 안겨줄 정도로 강했지만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끝으로 긴 침체기에 들어갔다. 그러다가 이번 올림픽에서 41년만에 처음으로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 배드민턴 단식에서 동메달을 딴 스타 P.V. 신두에게는 그의 출신지 안드라프라데시주가 자체 포상 규정에 따라 300만루피의 상금을 약속했다.
인구 13억8천만명의 인도는 2012년, 2016년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한 상태다. 이날 현재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로 메달 순위 65위에 머무르고 있다.
역대 금메달 수도 9개에 불과하다. 남자 하키를 제외하면 사격에서만 1개를 추가했을 뿐 다른 종목에서는 계속 고전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그간 인도 스포츠계에 전반적으로 투자가 부족했고 부패가 뿌리 깊어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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