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마거릿 대처 전총리의 탄광 폐쇄 결정이 기후변화 대응이었다고 말했다가 큰 반발을 샀지만 사과는 거부했다.
6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대처 총리 덕에 전국의 많은 탄광을 닫으며 일찌감치 (기후변화 대응을) 시작했고 이제 빠른 속도로 석탄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스코틀랜드 풍력발전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발언하고 웃은 것이 알려지자 비난이 빗발쳤다.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수반, 시민단체뿐 아니라 보수당 내 몇몇 의원들조차 비판하고 나섰다.
존슨 총리의 발언이 석탄 광산 폐쇄로 인해 아직도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모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존슨 총리 대변인은 이날 사과는 거부했다.
총리가 사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총리는 탄광 폐쇄의 큰 충격과 고통을 알고 있다"고 답하고 "정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에선 1984년 탄광이 170곳, 고용 인원이 19만 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당시 대처 총리가 그중 20곳을 닫는다고 발표하자 수백만 명이 시위를 벌였고 여름 내내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옛 탄광지역을 지역구로 둔 한 노동당 국회의원은 "대처 총리를 환경 전사처럼 말하는 것은 역사 다시 쓰기"라며 탄광 폐쇄는 대처의 자유시장 브랜드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공격이고 환경 보전과는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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