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붉은 행성' 화성의 고대 호수 바닥에서 생명체 흔적 탐사를 위해 첫 암석 시료 채취에 나섰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임무에 실패했다고 7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호는 화성 표면을 드릴로 뚫는 데는 성공했지만, 시료를 채취하는 데는 실패했다.
NASA가 공개한 사진에는 퍼서비어런스호 옆쪽에 구멍이 뚫린 작은 봉분이 담겨 있었다.
이는 로봇이 화성 표면을 파낸 최초의 사진으로 기록됐다.
앞서 NASA는 지난달 21일 퍼서비어런스호가 앞으로 두 주 안에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바닥에서 노출된 기반암 중 가장 오래된 암석층이 있는 '크레이터 바닥 균열 러프'(Cratered Floor Fractured Rough·CF-Fr)의 암석 시료를 채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퍼서비어런스호는 예정대로 샘플을 수집해 튜브에 봉인한 뒤 지구로 데이터를 보냈지만, 송신된 정보에는 아무런 암석 시료도 채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NASA 과학 임무 담당 토마스 주부큰 부국장은 성명에서 "우리가 희망했던 홀인원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임무를 해낼 수 있는 적합한 팀이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퍼서비어런스호가 화성 표면에 구멍을 파는 것은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 여정 중 첫 단계다.
퍼서비어런스호는 지난 2월 18일 화성 적도 인근의 예제로 크레이터에 착륙했으며, 탐사 준비와 화성 헬기 '인저뉴어티' 시험 비행 지원 등을 마친 뒤 지난 6월 1일부터 1차 과학탐사 여정에 올랐다.
과학자들은 이곳에 35억 년 전 외계 생명체가 살았던 깊은 호수가 있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NASA는 유럽우주국(ESA)과 공동 발사할 탐사선을 통해 채취한 시료 30여 개를 2031년께 지구로 가져오는 임무를 계획하고 있으며, 샘플이 지구에 도착하면 화성 현지에 있는 분석 장비보다 더 정교한 장비로 시료를 분석할 예정이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