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남유럽을 휩쓸고 있는 산불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ANSA 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 산 로렌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현지 주민 2명이 숨졌다.
이들은 화염이 자신들이 키우는 올리브로 옮겨붙지 않도록 방화 작업을 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수백 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빈발하고 있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반도 앞·뒷굽에 해당하는 칼라브리아·풀리아와 시칠리아섬의 피해가 특히 크다.
당국은 최근 발생한 화재의 70% 이상이 사람의 고의적인 방화 또는 과실에 따른 실화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되는 건조한 토양과 강한 바람 등이 빠른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30여 년 만에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고 있는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38세 남성이 화재 지역에서 쓰러진 전봇대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났다.
이외에 최근 수일간 10여 명이 가벼운 화상과 연기에 따른 호흡기 질환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말 화재가 본격화한 그리스에서는 시간이 가면서 화염이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악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아테네 인근 지역의 피해가 심각하다.
아테네 인근 마을에서 수천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폭염과 거센 바람 등으로 소방 당국의 진화 작업이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수만 에이커의 산림이 황폐해졌고 여러 가옥과 산업체도 불에 탔다. 화마에 희생된 가축 수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7일 아테네 화재통제센터를 방문한 뒤 취재진에게 "악몽 같은 여름"이라며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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