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멧돼지 활동 등으로 위험 커져…강화된 방역 조치 시행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약 석 달 만에 아프라카돼지열병(ASF)이 재발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8일 강원 고성군의 돼지농장에서 ASF 확진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 5월 5일 강원 영월의 흑돼지 농장에서 ASF가 확진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이번에 ASF가 발생한 농장은 돼지 2천400마리를 사육하는 곳이다.
반경 500m 내에는 해당 농장만 있고 3㎞ 내에는 돼지농가가 없다. 반경 3∼10㎞에는 돼지농가 2곳이 3천100여마리를 사육 중이다.
중수본은 ASF 발생농장의 사육돼지를 살처분하고 농장 출입 통제, 집중 소독 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또 경기·강원 지역의 돼지농장과 축산시설, 축산차량에 대해 이날 오전 6시부터 10일 오전 6시까지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했다.
중수본은 일시이동중지명령 기간 중앙점검반을 구성해 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전국의 돼지농장, 관련 축산 시설·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을 시행할 계획이다.
발생 농장 반경 10km 내 농장 2곳과 역학 관계에 있는 농장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고 정밀검사를 이날 중 완료할 예정이다.
또 철원과 홍천의 도축장 총 2곳을 포함해 강원도 내 모든 돼지 사육농장에 대해서도 예찰과 일제 정밀검사를 진행한다.
중수본은 최근 어린 멧돼지를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출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달 2일 접경지역에 위험주의보를 발령하고, 같은 달 29일 중수본부장이 도축장·차단울타리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강화된 방역 대책을 추진했다.
봄철에 태어난 멧돼지가 활동을 시작하면서 어린 연령의 감염 개체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군집생활을 하는 멧돼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미 광범위한 지역에서 오염이 진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외에도 유럽·아시아에서 꾸준히 ASF가 발생하고 있고 도미니카공화국에서도 40년 만에 재발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양돈농장의 시설을 개선하고 모돈사(어미돼지 축사) 등 취약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 농장 방역 수준을 한층 더 높이기로 했다.
김현수 중수본부장은 이날 개최한 긴급상황회의에서 "여름철 멧돼지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농장 인근에서까지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발견되는 등 사육돼지에서의 추가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농가에서도 방역지침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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