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 사람에 핵산검사증 요구…양저우 일부는 '집밖 외출 금지'
허난성 정부 "이달 내로 해결해야…다음 주가 관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각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하면서 확진자 수가 120여명을 늘어난 가운데 지역 당국이 타지역 출신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증명서를 요구하며 이동통제에 나서는 등 고강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각 지방당국이 코로나 방역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일부지역에서는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감염이 퍼진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9일 장쑤성 양저우(揚州)시 기율검사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일 코로나19에 확진된 왕(王) 모씨로 인해 23명이 감염됐으며, 특히 지난달 29일 검사소에서 왕씨와 밀접접촉했던 여러 명이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왕씨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당시 격리·통제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질병이 확산했다며 관련자들을 문책했다.
왕씨는 코로나19 환자가 다수 나온 마작 게임방에서 지난달 24일 카드놀이를 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난 8일까지 왕씨의 밀접접촉자 9명이 추가로 확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매체 펑파이는 전했다.
양저우뿐만 아니라 지난 1일 장쑤성 난징(南京)에서는 핵산검사를 위해 줄을 섰던 사람이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되고, 2살 아기에게 병을 옮긴 사례도 나왔다.
장쑤성 우정룽(吳政隆) 성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검사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하면 절대 안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펑파이는 "일부 지역에서는 빨리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 짧은 시간에 대규모 핵산검사를 한다"면서 "이는 필요하지만, 검사과정에서의 감염위험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8일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5명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사회 확진자가 94명이라고 9일 밝혔다.
지역사회 확진자는 허난(41명)·장쑤(38명)·후난(12명)·후베이(3명) 등 4개 성에서 보고됐다.
양저우 당국은 전날부터 봉쇄 구역 내 주민들이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가정마다 3~5일에 1명만 핵산검사 후 출입허가를 받고 외출해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장쑤성은 타지역으로 가는 도로 다수를 잠정 봉쇄했고, 장쑤성 창저우(常州)에서는 영화관 운영을 불허하기로 했다.
전날 40명이 신규 확진된 허난성 정저우(鄭州) 당국은 시내 대중교통을 탈 때도 48시간 이내 핵산검사증을 제시하도록 했다.
허난성 러우양성(樓陽生) 당서기는 "(질병 확산을) 이달 내로 해결하지 못하면 전체 허난성 업무가 매우 피동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2주일, 특히 다음 주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뿐만 아니라 여러 지방 정부들도 타지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수준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해외에서 올 경우 코로나19 핵산검사를 요구해왔지만 자국 내 이동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었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당국은 산시성 이외 지역에서 시안을 방문할 경우 48시간 안에 실시한 핵산검사 증명서를 지참하도록 했다.
간쑤성이나 랴오닝성 선양(瀋陽),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 등도 유사한 조치를 발표했으며, 각지에서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타지역에 가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북중간 육로교역 재개 가능성이 제기됐던 북중 최대 교역거점 랴오닝성 단둥(丹東)도 이러한 조치를 시행한 만큼, 북중 교역 재개에 지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도 베이징(北京)의 경우 중·고위험 지역이 있는 도시의 사람들은 베이징으로 진입할 수 없게 했으며, 코로나19가 확산한 다수 도시와 베이징 간 항공·열차 노선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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