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 화물열차부터 운행중단 등 단계별 확대 가능성"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독일에 철도파업이 예고됐다.
독일 철도 기관사노조(GDL)는 10일(현지시간) 조합원들의 파업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파업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독일 타게스슈피겔 등이 9일 전했다.
클라우스 베젤스키 철도 기관사노조 위원장은 "찬성률은 90% 이상이 나올 것"이라며 "10일께 구체적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33만명에 달하는 독일 철도 노동자들은 2만5천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기관사노조와 18만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철도교통노조(EVG)로 양분돼있다.
올해부터 임금통합법이 처음 시행되면 독일 철도 산하 300개 사업장 중 조합원이 더 많은 조합과 체결하는 임금협약이 전체에 적용되게 된다. 이에 따라 조합원 수가 적은 기관사노조로서는 생존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게 베젤스키 위원장의 입장이다.
독일 철도에 따르면 전체 300개 사업장 중 71개 사업장에서 기관사노조와 철도노조가 조합원 수에서 우위를 다투고 있다. 기관사노조가 우위를 점하는 사업장은 16개 사업장뿐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독일 철도파업은 단계별로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고 타게스슈피겔은 분석했다.
일단 8월에 며칠간 화물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8월 말이나 9월 초에 일반열차로 운행 중단을 확대하는 식이다. 독일은 오는 9월 26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을 결정할 연방의회 총선거를 앞두고 있다. 독일 철도의 소유주는 연방정부다.
독일 철도 측은 이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마틴 자일러 인사담당 이사는 "기관사노조가 불법적인 요구 조건을 내세운다면 우리는 파업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아무도 이번 파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국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독일 철도 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1.5%, 2023년 3월 이후 2024년 6월까지 1.7%다.
하지만 기관사노조 측은 제시된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중재안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회사 측의 협상안을 거부했다.
독일 철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타격으로 올해 상반기 14억 유로(약 1조9천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안드레아스 쇼이어 독일 교통장관은 "바로 지금 우리는 서로 함께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양측에 신중할 것을 촉구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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