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대 연설…"인프라투자 中이 3배…투자로 세계의 등대 유지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등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상당한 규모의 국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9일(현지시간) 메릴랜드대 공학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국내 부흥'을 꼽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며 우리의 민주주의적 비전보다는 세계에 대한 그들의 권위주의적 비전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게 더 낫다고 공식·비공식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금 당장 국내 부흥에 상당한 투자를 한다면 미국이 전성기가 지났다는 그들의 그럴듯한 주장을 더욱 빨리 잠재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의 언급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1조2천억 달러(약 1천375조 원)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예산 법안의 상원 통과 가능성이 작지 않은 가운데 나왔다.
이 법안은 미국 전국적으로 식수와 초고속 인터넷을 개선하고 교량 및 도로, 전기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블링컨의 연설은 바이든 정부가 국내외 경쟁력과 손실이 큰 군사적 공약의 단계적 축소에 초점을 둔 '중산층을 위한 외교정책'을 반영한다고 AFP는 전했다.
브라운대 '전쟁 비용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단을 선언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2조2천억 달러(약 2천520조 원) 이상의 비용을 치렀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인프라 분야 세계 13위라는 세계경제포럼(WEF) 연구를 인용하면서 중국이 관련 부문에 3배나 더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을 "떠오르는 강국"으로 표현하면서도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자 경제"라고 했다.
또 미국의 오랜 발명의 역사와 함께 어떻게 각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들에 끌리는지를 언급했다.
그는 "우린 항상 기회, 가능성, 성취를 대표하는 곳이길 바란다"며 "국내 부흥에 대한 투자는 우리가 계속해서 세계 등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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