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도 비슷한 사례 발생…회사 "동일범 소행 추정"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주중앙일보 웹사이트에 미국의 여성 교민들이 자학적 용어인 '조센징'으로 표현된 기사가 게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미주중앙일보는 지난달에도 홈페이지가 해킹돼 베트남 교민을 '조센징'으로 표현한 기사가 게재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번에도 해킹을 당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미주중앙일보 웹사이트에는 9일 새벽(현지시간) 'H마트 노마스크 백인 남성에 인종혐오를 가한 조센징의 만행'이란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한 백인 남성이 로스앤젤레스(LA) 인근의 한국 식료품 매장인 'H마트' 아케이디아 지점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입장했다가 이 점포의 매니저와 매장 안에 있던 다른 한인 여성 고객들의 집단항의를 받고 떠났다는 내용이다.
이런 사실은 '앵그리 아시안 맨'(Angry Asian Man)이란 트위터 이용자가 해당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애초 기사는 정상적으로 "한국 아줌마들이 이 백인 남성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을 거면 당장 나가라'고 말했다"라고 돼 있다. 제목도 'H마트 노마스크 백인 남성에 "나가라"…한국 아줌마 파워 보여줬다'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올라온 각색된 기사에는 한국 아줌마가 '조센징 암컷', '미치광이 조센징' 등으로, 이들의 항의 행위가 '인종 혐오'로 표현돼 있었다.
현재는 정상적인 기사가 올라와 있다.
미주중앙일보는 알림창을 띄워 문제의 기사가 "당일 새벽 해킹으로 인해 홈페이지에서 원문과 다르게 변조돼 잠시 게재됐다"며 "보안 수준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불미스러운 해킹 공격을 당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발생한 기사 변조 해킹의 동일범이 저지른 범행으로 보고 추적 중"이라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미주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는 지난달 18일에도 비슷한 일이 터졌다. 베트남 당국이 코로나19 치료를 받다 사망한 50대 한인 남성의 시신을 사전 통보 없이 화장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편집되면서 '한인 교민'이 '조센징', '사망한'은 '뒈진', '화장'은 '살처분' 등의 비하적 표현으로 뒤바뀐 바 있다.
미주중앙일보는 당시 해킹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기사 문구가 이처럼 부적절하게 바뀌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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