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상권 측에 서한 보내 사용 중단 강력 요구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도심 최대 번화가의 상권협의회가 특허 등록된 자신들의 거리 이름을 홍보에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이유로 볼티모어 상권 측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다.
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번화가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 상권협의회(MMA)는 최근 볼티모어 '참타스틱 마일'(Charm'tastic Mile) 상권 측에 '사용 중단 요구 서한'(cease-and-desist)을 보냈다.
특허 등록된 '환상의 1마일'이란 거리명을 '참타스틱 마일'과 연결해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들은 볼티모어 측이 시카고 '환상의 1마일'을 모방해 조성한 '참타스틱 마일'을 홍보하면서 자신들의 거리명을 언급,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명성에 무임승차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광고 및 판촉 자료에서 '환상의 1마일'이란 표현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지식재산권법 위반 혐의로 제소하겠다"고 통보하고, 자신들의 거리명을 사용하고 싶으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매력적인 도시'(Charm City)란 별칭을 가진 볼티모어는 2016년부터 도심 이너 하버(Inner Habor) 인근 1.3마일(약 2km) 구간을 도시 별칭(Charm)에 환상적(Fantastic)이라는 뜻의 형용사를 붙인 '참타스틱' 마일로 홍보해 왔다. 또 2019년에는 첫 도로 명판을 내걸었고, 작년 9월 특허 등록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참타스틱 마일'은 유명 건축물과 명품 점포·고급 레스토랑 등이 줄지어 놓인 '환상의 1마일'과 다르며 실제 구간이 1마일도 아니라고 비꼬았다.
시카고는 1940년대부터 미시간호변과 도심 상업지구 핵심부를 잇는 미시간 애비뉴의 해당 구간을 '환상의 1마일'이란 별칭으로 불렀으며, 지역 상권협의회는 2001년 거리명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참타스틱 마일' 설립자 데릭 본은 "참타스틱을 볼티모어의 '환상의 1마일'로 소개한 것은 명성 높은 시카고 거리를 존중하는 뜻이었다"며 "이름으로부터 이익을 취하려는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카고 상권협의회의 입장을 이해하고 또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는 '참타스틱 마일' 홍보 때 '환상의 1마일'을 언급하지 않겠다며, "대신 '시카고의 상징적인 거리'(Iconic streets of Chicago)라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볼티모어 참타스틱 마일을 시카고 환상의 1마일 같은 미국의 대표적인 거리로 만들고 싶다"며 "미국 내 톱 10~15위 쇼핑가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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