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55세 이상 연령층부터 시노팜 접종
전문가들 "난민촌 상황 열악…백신 접종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방글라데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고심하는 가운데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AF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힝야족 60만명 이상이 사는 최대 규모 쿠투팔롱 난민촌에서는 이날 고령 난민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이 펼쳐졌다.
접종 순서를 기다리던 한 남성은 "현재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백신은 모두가 걱정하는 질병에서 우리를 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55세가 넘는 로힝야족 난민 약 4만8천명이 중국 시노팜 백신을 맞는 것을 시작으로 접종 계획이 실행될 전망이다.
방글라데시 난민위원회 관계자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벵골만의 섬으로 이주한 로힝야족 1만8천명에 대한 백신 접종도 이번 주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사전에 자원봉사자들이 집집마다 방문하며 백신접종 인식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날 백신을 맞은 60대 난민은 "우리는 코로나가 두렵다"며 "백신을 맞으면 좋을 것이라고 들어서 여기에 오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로힝야족 85만명이 자리 잡은 난민촌에서 2천600명이 확진, 29명이 사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상황은 정부 추산치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경없는의사회(MSF) 방글라데시 이사장 로맹 브리에는 "모든 연령대에 대한 백신 접종만이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바이러스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이토록 비좁은 난민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대부분은 여전히 물과 위생 시설에 대해 접근이 제한돼 있다"며 "백신은 이들이 존엄하게 살아가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지 당국은 최근 방글라데시를 덮친 폭우로 인해 난민들이 집에 머물러 백신 접종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난민촌을 덮친 홍수 피해로 2천500개 터전이 파괴됐고 1만2천명이 넘는 난민들이 대피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최근 급증하는 델타 변이 확진세로 로힝야족 난민촌을 포함한 많은 지역이 봉쇄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방글라데시에서 130여만명이 확진, 약 2만3천명이 사망했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