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장관 명의로 성명 내 규탄…EU도 판결 비판하며 석방 촉구
(워싱턴·브뤼셀=연합뉴스) 백나리 김정은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 법원이 캐나다 사업가에게 간첩죄로 11년형을 선고한 데 대해 "인간이 협상카드로 절대 쓰여선 안된다"고 비난했다.
블링컨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외국 정부에 지렛대를 행사하기 위해 개인을 임의구금하는 것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에 즉각적이고 조건없는 석방을 촉구했다. 2년 반이 넘는 임의 구금 기간에 최소한의 절차적 보호도 제공되지 않았다며 캐나다 정부 측의 영사적 지원과 재판 참여가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대치를 이어온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에 구금된 캐나다인의 석방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캐나다와의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석방을 공개 촉구했고 미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유럽연합(EU)도 중국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면서 석방을 촉구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 "임의적인 구금은 국제관계에서 용납될 수 없다"면서 이번 판결을 규탄하고 그의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 대변인도 성명에서 국제 인권법과 중국의 형사소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공정한 재판과 정당한 법적 절차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법원은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인 마이클 스페이버에 대해 '외국을 위해 정탐하고 국가기밀을 불법 제공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11년 형을 선고했다.
스페이버는 캐나다가 2018년 12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한 지 9일 뒤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함께 중국 당국에 체포돼 2년여간 구금 생활을 해왔다.
이를 두고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보복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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