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지명자는 미국 블랙리스트 올라…"핵협상 다룰 외무장관도 강성"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4년 임기 동안 내각을 이끌 장관 지명자를 발표했다고 국영 IRNA 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회담을 이끌 외교 수장으로는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국립외교학교 교수가 지명됐다.
베테랑 외교관 출신인 압둘라히안 교수는 이란의 개혁과 보수 성향 양쪽 정부에서 모두 일한 경험이 있다.
주바레인 이란 대사를 지낸 압둘라히안은 강경보수 성향이었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 시절 외무부 중동·아프리카 담당 차관을 지냈다.
그는 개혁 성향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 행정부에서도 상당 기간 차관직을 유지하다가 의회 의장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내무부 장관으로는 아흐마드 바히디 전 국방장관이 지명됐다.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 사령관 출신인 바히디 전 장관은 2010년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바히디는 1994년 85명의 사망자와 300명의 부상자를 낸 아르헨티나 내 유대인 시설 폭탄테러와 관련해 인터폴(국제경찰기구)의 수배를 받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국방장관 지명자로는 모하마드 레자 아시티아니 전 육군 참모차장이 이름을 올렸다.
석유장관으로는 자바드 오지 전 석유부 차관이 지명됐다.
최종 장관 임명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수 성향 의원이 다수인 상황에서 라이시 대통령의 장관 지명자가 바뀔 가능성은 작다고 현지 언론은 예상했다.
서방 언론들은 라이시 대통령의 내각에 강경보수 성향 인물이 대거 포함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압둘라히안 외무장관 지명자를 반서방 강경파 인물로 묘사하면서 향후 핵협상에서 이란이 강경 노선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4월 초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독일 측과 만나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참여 중이다.
이란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지만, 회담 과정에서 양국은 간접적으로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과 서방 국가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회담은 지난달 5일 잠정 중단됐다.
이란은 라이시 행정부 출범 이후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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