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4시부터 투표소 앞 긴 줄…총선도 같이 열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 잠비아가 12일(현지시간) 대선과 총선을 실시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에드가 룽구(64) 현 대통령과 하카인데 히칠레마(59) 야당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된다.
수도 루사카에서는 투표 개시 시간이 오전 6시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3∼4시부터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몰려와 뜨거운 참가 열기를 보여줬다.
잠비아 인구 1천700만 명 가운데 등록 유권자는 700만명 가량이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은 경제다.
아프리카 제2의 구리 생산국인 잠비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대륙 국가 중 처음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룽구 대통령은 도로, 에너지 등 인프라 건설에 공을 들이고 고용창출을 위해 광물산업 국유화를 추진한 결과 "나라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지난 6월 24.6%에 달했다. 34세 이하 인구가 등록 유권자의 54%에 달하는 가운데 실업률도 높다.
사업가 출신인 히칠레마 후보는 주민들의 생활고에 호소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투자를 유치하고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생애 처음으로 투표한다는 20세 앤드루 다카는 AFP 통신에 "나는 변화를 위해 투표하려고 한다. 우리가 이대로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용평가 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잠비아의 대외 채무는 120억 달러(약 14조 원)로, 국가 재정 수입의 30∼40%를 이자 지급에 사용한다. 주 채권국은 중국이다.
잠비아는 1990년 다당제 도입 이후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알려졌다.
하지만 직전 2016년 대선에서 폭력 사태가 빚어졌고 이번 선거도 집권 애국전선당(PF)과 야당 국가개발연합당(UPND) 지지자 간 충돌이 발생, 룽구 대통령은 처음으로 군을 배치했다.
히칠레마 후보와 룽구 대통령 간 대선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히칠레마 후보는 직전에도 근소한 표 차로 패배하자 룽구 대통령 측의 투표 조작을 주장한 바 있다.
총 대선 후보는 16명으로 선거 결과는 일요일인 15일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위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37일 이후에 다시 결선투표를 치른다.
1만2천여 투표소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이날 투표에서는 국회의원과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 대표도 함께 뽑는다.
국내외 선거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장에서는 유권자 생체 인식 시스템도 처음으로 도입됐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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