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확진 12만명대…샌프란 식당·술집 백신접종 증명 의무화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전염성 강한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새 학년도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파행하고 병원은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8월로 접어들며 일부 지역에서 초·중·고교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년도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학교에선 새 학기가 시작하자마자 수업이 파행하고 있다고 CNN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시시피주의 경우 4천400여명의 학생이 격리에 들어갔다. 이달 초 코로나19에 노출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미시시피주 라마 카운티에선 확진자가 늘면서 몇몇 학교가 불가피하게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혼합형) 방식을 제안한 스티븐 햄프턴 교육청장은 대면수업이 최선이라고 믿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피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에서는 풀턴 카운티 교육구에 속한 14개 도시 전체가 '지역사회 전파가 높은 지역' 기준을 초과하면서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모든 학교로 확대됐다.
또 이 주 클레이턴 카운티의 켐프 초등학교는 이번 한 주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했고, 깁슨의 한 학교도 이달 20일까지 가상으로 수업을 하기로 했다.
병원에는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넘쳐나는 가운데 의료 인력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미시시피대학 의료센터에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작 뒤 가장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 가운데 이 병원은 간호 인력 확보가 최대 고충이라고 밝혔다.
의료·수술용 침상과 중환자실 침상이 있지만 간호 인력이 부족해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11일 2천500명이 넘는 의료 인력을 주 전역의 병원에 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애벗 주지사는 "우리 병원들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제대로 인력이 충원되고 지원받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오리건주의 경우 중환자실이 약 90% 찬 가운데 일부 병원은 남은 중환자실이 채 5곳이 안 된다고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가 밝혔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기준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를 12만4천234명으로 집계했다. 2주 전보다 86% 증가한 것이다.
특히 플로리다·루이지애나·하와이주는 팬데믹 이후 하루 확진자가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입원 환자는 2주 전보다 82% 늘어난 6만8천861명, 하루 사망자는 75% 증가한 552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분석 결과 백신 접종률이 높은 카운티에 있는 주민의 3분의 2가 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병지역)에 살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핫스폿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 국한되면서 코로나19 확산이 백신 미(未)접종자의 문제였지만, 델타 변이가 면역이 더 많이 이뤄진 지역에도 퍼지면서 전국적인 우려 사안이 됐다는 것이다.
WP는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은 상위 4분의 1에 속하는 카운티(인구의 54% 이상이 접종한 곳)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7월 4일에는 이 카운티 주민의 4%만이 핫스폿에 속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서부 해안 주요 도시와 플로리다주 남부, 뉴욕∼보스턴 구간에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이들 카운티 주민의 3분의 2가 핫스폿에 속하게 됐다.
이 같은 확산에 맞서 방역 규제는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날 식당과 술집 등에 입장할 때 백신 접종 증명 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주요 도시 중 이를 의무화한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12살 이상 주민이 식당, 술집, 체육관, 극장 등 실내에 입장하거나 1천명이 넘는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려면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증빙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수백개 술집이 자체적으로 고객에게 이런 증빙을 요구해오고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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