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건 신축 승인 예정…C지구 팔레스타인 주택 1천채도 허용
베네트 총리 미국 방문 앞두고 '불필요한 마찰 피하기 위한 조치'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거의 1년 만에 정착촌 건설 재개에 나선다.
1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다음 주 기획위원회를 열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촌 2천 가구 건축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이 통제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C구역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1천 가구 건설 역시 허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팔레스타인이 사는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뒤 유엔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해왔다.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 130여 곳에는 유대인 약 5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은 또 1995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조인한 '요르단강 및 가자지구에 관한 잠정 협정'에 따라 A, B, C 3개 구역으로 잠정 분할됐다.
C구역은 1998년 말까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이양해야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 대한 군사적 점령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C구역에 거주하고 있지만 신축 승인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음 주 정착촌 건설 재개가 승인되면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이끄는 새 연정이 들어선 이후 처음이 된다.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은 미국 대선 및 새 행정부 출범 등과 연계돼 약 10개월간 비공식적으로 중단됐다.
이스라엘이 유대인 정착촌과 팔레스타인 주택 신축을 동시에 허용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다음 달 예정된 베네트 총리의 미국 워싱턴DC 첫 방문을 앞두고 팔레스타인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대비 트럼프 행정부 시기 1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악화된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회복을 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정착촌 건설, 팔레스타인인 퇴거 및 주택 철거 등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별도 국가로 공존한다는 개념) 실행 가능성을 약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할 것을 이스라엘에 경고해왔다.
정착촌 건설은 이스라엘의 새 연정 내에서도 주요 경계선이 돼 왔다.
새 연정에는 이전에 정착인 로비 그룹을 이끌었던 베네트 총리와 같은 우파는 물론 정착촌 건설을 반대하는 좌파, 사상 최초로 아랍 정당까지 함께하고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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