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매체 "당국, 인터넷 기술기업 세제 혜택 재검토 중"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거대 인터넷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세제 혜택 철회' 카드를 꺼내 들지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의 경제전문지인 차이신(財新)은 12일 중국 과세 당국자들을 인용해 중국 규제 당국이 중국 인터넷 기술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에 대해 재검토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세 당국은 '핵심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함으로써 세제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인터넷 기술기업의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은 중국 정부가 조만간 인터넷 산업에 대한 과세 혜택을 폐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6일 보도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증권시보(證券時報)는 지난주 온라인 게임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시보는 지난 5일 기사에서 중국의 온라인 게임 기업들이 '국제적 행위자'로 성장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의 인터넷 기술기업에 대한 압박은 최근 들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지난 10일 중국의 국유펀드들이 데이터 안보를 위해 인터넷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도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경제참고보는 또 지난 3일에는 온라인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지칭하면서 중국 최대의 게임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의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보도가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텐센트의 주가는 한때 11%나 폭락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 관영 매체들의 보도에 대해 투자은행인 오펜하이머의 페이보 선임분석가는 "앞으로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 특히 거대 인터넷 기술기업에 대한 과세 환경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터넷 기술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가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 규제의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앤트 그룹의 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 기업공개(IPO)에 불허한 것을 신호탄으로 거대 기술기업에 대해 각종 규제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이끄는 핀테크 기업 앤트 그룹은 지난해 11월 초 상하이증시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해 사상 최대규모인 약 340억 달러(38조3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제동으로 IPO가 무산됐다.
이어 중국 당국은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지난 6월 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직후 이 회사에 대해 '국가 데이터 안보 위험 방지, 국가 안보 수호, 공공이익 보장' 등을 이유로 '인터넷 안보 심사'에 착수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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