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차이잉원 참석 불용…대만해협 위기 맞을 것"
전문가 "미사일 시험·군용기 대만 비행 같은 강한 반격 가능성"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월 개최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참석할 가능성이 미중 관계의 긴장을 한층 더 고조시킬 뇌관으로 떠올랐다.
중국 관영 매체는 대만 상공에 전투기를 보낼 수도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월 9∼10일 화상으로 열리는 이 회의에 민주주의 국가 정상들과 민간부문 대표 등을 초대해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 연대를 모색한다. 권위주의 대응, 부패 척결, 인권 수호 등 3개 주제를 다루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환구시보는 13일 사설에서 중국은 차이 총통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미국과 대만의 선을 넘는 밀착은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대만으로 날아가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며 대만은 인민해방군(중국군)의 순항 범위에 포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과 대만의 결탁이 선을 넘으면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대만 상공을 비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면서 "(전투기 비행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확실히 선언하고 미국과 대만의 음모를 분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만이 해방군 전투기에 발포하면 대만의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대륙(중국)의 수많은 미사일과 폭격기가 결정적인 회답을 하며 역사를 쓸 것"이라고 위협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다른 정상들과 차이 총통이 함께 회의에 참석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대만의 '국가' 지위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대만해협의 정치적 상태를 깨뜨리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단호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결정적인 반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1995년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이 모교인 미국 코넬대 동문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이유로 미국 방문을 허락받았을 때 중국군이 대만 주변 해역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당시 미국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했었다.
환구시보는 차이 총통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성질이 더 심각하다면서, 중국이 1995년보다 더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대만해협에 중대 위기가 도래하면 천둥 같은 수단으로 미국과 대만의 오만을 철저히 부수고 승리의 효과가 오래 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조만간 닥칠 격렬한 겨루기를 위해 충분한 사상적,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민주주의를 '무기화'하려 하며 차이 총통의 회의 참석은 1995∼1996년의 긴장 고조와 비슷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백악관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누가 초대받을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을 초대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신창(信强) 푸단대학 교수는 "국가 정상이 참석하는 회의에 대만 지역의 지도자인 차이잉원이 참석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시험이나 군용기의 대만 상공 비행 같은 강한 반격 조치의 가능성을 예상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갈수록 노골적으로 '대만 카드'로 중국의 깃털을 흐트러뜨리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동맹을 중국에 맞서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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