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 용의자 22명 체포…50도 고온에 강풍 속 산불 번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 알제리에서 12일(현지시간) 나흘째를 맞은 대규모 산불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71명으로 늘어났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산불 사망자는 민간인 43명에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숨진 군인 28명 등이다.
알제리 정부는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했다.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에서 방화 용의자 2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일부 불은 고온으로 인한 것이지만 대부분의 불은 범죄적 기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알제리 당국은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불이 발생한 배경으로 광범위한 방화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진화 작업을 돕기 위해 과거 식민종주국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산불 진화용 항공기 다섯 대를 제공키로 했다.
프랑스에서 알제리에 보낸 두 대의 소방 항공기가 이날부터 카빌리 지역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알제리가 유럽연합(EU) 민방위대에 지원을 요청한 지 하루만이다.
다른 진화용 항공기 두 대는 스페인에서, 또 한 대는 스위스에서 각각 13일과 14일에 올 예정이다.
알제리와 서사하라 지역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관계가 경색된 이웃 나라 모로코도 두 대의 소방 항공기를 지원하겠다고 제의했다.
알제리 정부는 연대 기금을 통해 이재민들에게 금융 지원과 생필품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면서 국가적 단합을 호소했다.
알제리에서는 매년 여름 산불이 발생하지만, 올해처럼 재난과 맞먹는 규모는 드물었다.
북아프리카와 지중해 연안을 엄습한 고온 현상에 대기가 극도로 건조해지며 불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주말까지 고온은 지속, 기온이 섭씨 50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튀니지의 접경지역에서도 지난 9일 이후 근 30개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중부 지역 카이루안에서 수은주는 사상 최고인 50.3도를 기록했다.
지중해 북쪽 연안에서도 화마가 터키와 그리스를 지난 두 주간 휩쓸고 있고 이탈리아에선 소방대원들이 간밤에 500건 이상의 대형 화재를 잡느라 고투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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