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연구…지난해 산불 극심했던 서부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지난해 미국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확산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13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지난해 산불이 극심했던 서부 지역을 분석해 코로나19 환자 중 20% 가까이가 산불 연기와 연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연구에서 워싱턴주 휘트먼 카운티의 코로나19 확진자 18.2%, 캘리포니아주 뷰트 카운티의 코로나19 확진자 17.3%가 산불이 발생한 날 악화한 대기질과 연관성이 있었다.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의 일부 카운티들은 특히 지난해 산불로 큰 피해를 보았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산불 연기를 피하기 위해 실내에 모여 있는 것도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유발할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 산불 연기의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름 10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먼지의 증가가 코로나19 사망자를 8.4% 늘어나도록 하는 데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뷰트 카운티의 경우 코로나19 사망자의 41%가 산불 연기와 관계있었다.
뷰트 카운티에서는 최근까지 코로나19로 1만4천명이 확진됐고 200명이 사망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프란체스카 도미니치 하버드대 생물통계학 교수는 코로나19와 산불 연기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산불에 계속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네바다주의 사막연구소가 올해 내놓은 연구 보고서에서도 산불 연기가 심하게 발생했던 기간에 네바다주 와슈 카운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다.
앞서 대기질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연기 입자가 바이러스를 실어나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왔다.
하버드대 연구자들은 산불 연기와 코로나19의 연관성을 조사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와 오리건주, 워싱턴주의 92개 카운티로부터 나온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산불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PM-2.5)를 추적하기 위해 위성 센서를 이용했다. 기후, 인구, 팬데믹의 일반적인 경향 등의 변수도 감안했다.
이 연구팀은 지난해 대기오염 노출과 사망률을 연관시킨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주 보건당국의 대기질 전문가로 지난해 산불 연기와 코로나19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내놓은 케이틀린 켈리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있을 경우 산불 연기를 호흡하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거나 호흡기 감염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켈리는 하버드대 연구에 대해 "지난해 우리가 시작한 연구 성과를 확인한 것으로 이런 연구가 나온 것에 대해 기쁘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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