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30년 전 침묵을 깨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 공개증언한 용감한 여성들을 기립시다."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앞 광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공개증언 30주년을 기리기 위한 시위가 열렸다.
베를린 일본여성모임이 주최한 이날 시위는 1분간의 묵념으로 시작됐으며, 한국과 대만,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출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현황을 소개한 뒤 피해자들의 이름을 낭독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한국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 195명, 대만 31명, 중국 30명, 필리핀 134명, 동티모르 20명, 인도네시아 76명의 이름을 차례대로 낭독했다.
베를린 일본여성모임 미치코 카지무라 씨는 개회사에서 "정확히 30년 전인 1991년 8월 14일에 한국의 김학순 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공개 증언한 이후 충격파가 아시아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대만과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도 공개 증언에 나서 전쟁범죄를 고발하고 그들의 권리와 존엄성을 위해 싸우기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이 용감한 여성들은 물론, 침묵을 깨지 못한 피해자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코리아협의회와 야지디족 여성위원회, 여성살해반대네트워크 등에서 70여명이 참석했다.
베를린 일본여성모임은 이날 일본군이 위안소를 설치한 곳을 표시한, 거대한 지도를 공개했다. 핸드팬 연주자 진성은씨의 공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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