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P2P업체 중 최종 40개 안팎 남을 듯…'옥석가리기' 일단락
'등록 1·2호' 업체 4곳, 투자 모집·신규대출 재개로 '활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김연숙 기자 =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유예기간이 열흘 뒤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P2P(개인 간 거래) 금융업체 30여곳이 온투업자로 추가 등록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등록을 끝낸 7개사를 포함해 총 40개 안팎의 온투업체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 희망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P2P 금융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던 P2P 금융을 제도권 금융으로 정식 편입시키고 기존 P2P 업체들의 등록을 받아 부실업체를 걸러내는 '옥석 가리기' 작업이 일단락되게 됐다.
◇ 금융위 25일 정례회의…기존 P2P업체 등록심사 마무리 단계
16일 금융당국과 P2P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금융감독원이 심사 중인 P2P업체들에 대한 온투업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기존 P2P업체의 법적 등록 시한은 이달 26일로, 이때까지 온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P2P업체는 신규 영업을 할 수 없다.
그간 P2P 연계 대부업체 85개사 중 40개사가 온투업자 등록 신청을 했는데, 이 중 7개사가 심사를 통과해 등록을 마쳤고, 나머지 업체들에 대한 막바지 심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등록 신청한 업체 대부분은 통과가 될 것 같다"며 "일부 업체에 대해서는 심사 중 미비점 보완 요청을 했는데, 25일까지 보완이 안 된 곳들은 다음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식 등록을 거쳐 살아남는 P2P업체는 40곳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등록 신청을 하지 않은 45곳 가운데 30여곳 정도는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고 스스로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거나 대부업체로 업종을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등록 신청조차 하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는 12개 업체로, 이들 업체의 전체 투자자 규모는 3천명, 투자 잔액은 400억∼450억원 정도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8월 27일 이후 온투업 미등록에 따른 폐업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폐업 가능성이 있는 업체에 대해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P2P 업체가 이용자의 투자금과 상환자금을 임의로 탈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P2P 자금관리업체의 협조를 받아 자체 전산시스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온투업 1·2호' 업체들, 투자상품 '완판'…중금리대출 출시 예고
정식 등록 절차를 일찌감치 마치고 '온투업 등록 1·2호' 타이틀을 얻은 P2P 금융사들은 '제도권 금융 정식 편입'을 울타리로 삼아 투자 상품 판매와 대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10일 렌딧, 8퍼센트, 피플펀드 등 3곳이 '공동 1호'로 등록됐고, 한 달 뒤인 7월13일 윙크스톤파트너스가 '2호'로 등록을 마쳤다.
이들 업체는 온투업 정식 등록 이후 무엇보다 투자 상품의 모집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반응이다.
피플펀드는 지난 11일 판매를 개시한 아파트담보투자 상품 3종(투자모집금액 1억9천300만원)이 2시간여 만에 '완판'됐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소상공인 온라인 판매업체에 투자하는 '이커머스 1호 JSD' 투자 상품(투자 기간 12개월, 수익률 연 10%)의 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총 10억원의 투자금 모집을 완료했다.
8퍼센트는 "정식 금융기관으로 등록된 이후 높아진 신뢰도와 투자수익에 매기는 세율 인하(27.5→15.4%) 등의 영향으로 상품 투자 마감 속도가 3~5배 빨라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업체는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P2P업체 중 유일하게 개인신용 중금리대출만 취급하는 렌딧은 국내 투자사 'H&Q코리아'로부터 지난달 504억원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8퍼센트는 "기존 투자기관들에 더해 국내외 대형 투자 기관의 지분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고, 윙크스톤파트너스는 "등록 이후 '시리즈A 투자(시제품 개발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 직전까지 기간에 받는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데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관심이 등록 이전보다 많이 높아져 곧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투업 1·2호' 업체들은 신규 대출 상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8퍼센트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추진하는 '우리동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연말에 신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피플펀드는 온투업계에서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신청했다. 향후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시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중저신용층 고객에 특화된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전문 P2P 업체인 윙크스톤파트너스는 이달 이커머스 셀러들을 위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며, 하반기 중으로 패션, 유통, 모빌리티, 식자재 업종의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급망 금융서비스와 중금리 신용대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온투업체들이 라이선스 등록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후속 딜을 마무리 짓는 과도기적인 시간"이라며 "영업이 궤도에 오르는 내년 상반기에는 정식 등록 이전과 비교해 가시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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