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아프간 지도부가 탈레반에 맞서는 데 실패"

입력 2021-08-18 00:45   수정 2021-08-18 09:04

나토 사무총장 "아프간 지도부가 탈레반에 맞서는 데 실패"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에 책임론…"계속 국제 테러리즘과 싸워야"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에 의해 빠르게 무너진 것은 아프간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회원국 고위 외교관들과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궁극적으로, 아프간 정치 지도부는 탈레반에 맞서고, 아프간인들이 절실히 원했던 평화적인 해결책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 지도부의 이 같은 실패는 우리가 오늘 목격하고 있는 비극으로 이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아프간에서는 최근 미군과 영국, 독일 등 나토 국제동맹군의 철군을 계기로 탈레반이 세력을 급속도로 확장, 아프간을 완전히 장악하고 새 정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서둘러 아프간 주재 자국 대사관 직원과 국민, 현지인 직원의 대피 및 철수에 나섰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는 아프간에 남아있는 나토 민간 인력과 아프간인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또 아프간 수도 카불의 국제 공항이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800명가량의 나토 민간 인력이 항공 교통 관제, 연료, 통신 등 핵심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현지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탈레반은 카불 공항을 떠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안전한 출발을 존중하고 가능하게 해야 하며, 도로와 국경 횡단도 열려 있어야 한다"라면서 "모든 아프간 남성, 여성, 어린이는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 자격이 있다"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우리는 국제 테러리즘과 계속 싸울 필요가 있다"면서 "탈레반은 아프간이 다시 국제테러리즘의 근거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또 아프간에서 "지난 몇 주간 우리가 본 것은 우리가 예상하지 않은 속도의 군사적, 정치적 붕괴"라면서 여기서 나토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지만, 지금은 아프간에서 취약한 사람들을 빼내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훈련시키고 장비를 제공하고 지원한 병력이 왜 더 강력하고 나은 방식으로 탈레반에 맞설 수 없었는가"라는 큰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토는 2001년부터 아프간에 주둔했고, 2015년부터는 현지 병력 훈련 등을 담당하는 비전투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미국이 이달 말까지 아프간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함에 따라 다른 나토 동맹국들도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대다수 회원국이 철군을 완료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나토에는 아프간을 완전히 떠나거나, 병력 수를 늘리고 전투 임무를 재개하는 두 가지 선택지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한적인 병력으로 계속 주둔하는 것은 대안이 아니었기 때문에 동맹국들은 철군의 위험을 감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아프간에 오랜 기간 쏟은 노력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 대한 절망을 이해할 수 있지만, 아프간에서 수백만 명의 소년·소녀가 교육받았고 이제 좀 더 독립적이고 강력한 정치적 목소리가 있다는 '성취'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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