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대만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의 한 상원의원이 트위터에 '대만에 미군 3만명이 주둔하고 있다'는 잘못된 내용을 올리자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국이 중국의 반응을 떠보려 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미 공화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17일 트위터에서 현재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 병력 현황을 올렸다. 한국에는 2만8천명, 대만에는 이보다 더 많은 3만명이 주둔한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현재 대만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 않다. 미국은 한때 3만명에 달하는 병력을 대만에 주둔시켰지만 1979년 중국과의 수교에 맞춰 대만에서 군대를 철수시켰다.
환구시보는 논평에서 "만약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와 인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반(反)분열국가법'을 동원해 대만의 미군을 궤멸시키고 무력으로 대만을 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미군의 대만 주둔은 군사 침공 및 점령과 같은 것으로 중국에 대한 선전 포고"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코닌 의원을 향해 "중미 수교 전 미군 주둔 상황을 현재 숫자로 잘못 안 것은 69세인 그가 노망이 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직격했다.
중국의 일부 학자들은 코닌 의원이 고의로 잘못된 내용을 올려 미군의 대만 주둔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떠보려 한 것일 수 있다고 본다고 신문은 전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실수든 고의든 미국 정치인들의 무책임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입이 떡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코닌 의원은 뒤늦게 별다른 해명 없이 문제의 트윗을 삭제했다.
로이터통신은 코닌 의원이 미국과 대만의 관계 강화를 주창해왔으며 미국 주 방위군과 대만군의 협력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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