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코로나19 감지 수용체 많아…초기에 강한 면역반응 유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어린이가 어른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강한 것은 콧속 상피세포와 면역세포에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를 감지할 수 있는 수용체가 어른들보다 많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샤리테 보건연구소 롤런드 아일스 박사팀은 19일 과학저널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에서 어린이와 성인 코로나19 환자들의 코 등 상기도 상피·면역 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지 관련 수용체가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는 어린이의 코에 있는 상피세포와 면역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조기에 감지해 더 강한 초기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어린이가 어른보다 코로나19 중증에 걸릴 위험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어린이들은 성인과 비교해 코로나19에 걸려도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적은 것은 물론 감염 위험 자체도 어른보다 적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이런 현상이 어떤 분자적 메커니즘에 따라 일어나는지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연구팀은 성인 코로나19 환자 21명(여성 12명, 남성 9명)과 어린이 코로나19 환자 24명(여성 10명, 남성 14명)의 콧속 시료를 면봉으로 채취하고 단세포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상피세포와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들을 조사했다. 이어 이 결과를 건강한 대조군(어린이 18명, 성인 23명)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어린이들의 콧속 상피세포와 면역세포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 감지와 관련이 있는 RNA 감지 수용체(MDA5·RIG-I)가 어른들보다 더 많이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콧속 상피세포와 면역세포에서 나타나는 이런 유전자 발현 차이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어린이의 몸에서는 초기 면역반응이 더 강하게 유도된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이들의 콧속 시료에는 감염에 맞서 싸우는 'KLRC1 세포독성 T세포'(KLRC1 cytotoxic T cells) 같은 면역세포와 장기면역 발달과 관련이 있는 '기억 CD8+ T세포'(memory CD8+ T cells)가 어른들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어린이의 상기도 상피세포와 면역세포가 어른보다 빨리 활성화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일찍 감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왜 어린이들이 성인들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질환 통제 능력이 더 좋은지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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