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부동산원 통계 이래 1∼7월 누계 두자릿수는 처음
역대 최장 고공행진…실수요자 불안에 매수심리도 강세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7개월째 1% 이상의 상승률 행진을 이어가며 누적 상승률이 11%를 넘어섰다.
20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1월 1.12%, 2월 1.71%, 3월 1.40%, 4월 1.33%, 5월 1.21%, 6월 1.53%, 7월 1.64%로 일곱 달 연속 1% 이상 오르면서 누적 상승률이 11.12%에 이르렀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 기관인 부동산원이 2003년 12월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1∼7월 누적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개월 연속으로 매달 1%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도 최장 기록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서울(4.33%), 경기(14.17%), 인천(15.65%)에서 모두 지난 한 해 연간 상승률을 이미 넘어섰다.
작년에도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었는데, 올해는 이보다 상승세가 훨씬 더 매서운 셈이다.
특히 올해 7월까지의 추세를 고려했을 때 안산시(27.39%), 의왕시(26.67%), 시흥시(26.12%) 등의 아파트값은 한해 연간 상승률이 40%를 웃돌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원 통계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때는 2006년(24.24%)이었다.
당시 판교, 위례 등 2기 신도시 개발 호재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부동산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이른바 버블세븐(강남권3구·목동·분당·평촌·용인)의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그해 10월부터 수도권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2006년에는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랜드마크 아파트값이 급등했다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상승이 미미했던 장기 소외 지역 위주로 오르고 있다는 차이를 보인다"며 "경기·인천에 탈서울 내 집 마련 수요가 크고 교통 개발 호재도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수도권 아파트값이 장기간에 걸쳐 고공행진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심리 때문"이라며 "과거 급등 시기 대부분은 투자자들이 돈을 벌기 위한 수요가 작동했다면, 현재는 실수요자들이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느끼는 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면서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파트 매수 심리는 최근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이번 주(16일 기준) 전국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8.2로, 5주째(106.2→107.7→107.8→107.8→108.0→108.2)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107.2→107.3), 경기(112.5→114.5), 인천(115.3→115.6) 모두 전주보다 오르며 수도권 지수는 111.2에서 112.4로 1.2포인트 뛰었다.
아파트 매수심리가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은 인천이었다. 인천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부동산원이 이 지수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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