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부터 헬기까지…미군이 남기고 간 무기, 탈레반이 '줍줍'

입력 2021-08-20 16:29   수정 2021-09-10 17:43

군복부터 헬기까지…미군이 남기고 간 무기, 탈레반이 '줍줍'
러시아제 소총 대신 M16 손에 들고, 험비 몰고 카불 시내 순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제 군복부터 드론, 야간투시경, M16, 험비 차량, UH-60 블랙호크 공격헬기까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남기고 갔거나, 정부군에 넘긴 군사 자산이 탈레반 손으로 몽땅 넘어갔다.



20일 외신과 트위터 등 SNS에 따르면 아프간 정권을 다시 잡은 탈레반이 다름 아닌 미군 군복을 입고, 미제 총과 차량을 자랑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군과 국제동맹군이 5월부터 아프간에서 철수하고,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를 전광석화로 장악하면서 군부대에 남아있던 자산이 탈레반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달 11일 "우리 전사들이 오늘 오후 수중에 넣은 군부대"라며 수십 대의 군용 차량과 중장비를 찍은 동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탈레반 전사들이 주력으로 사용하던 러시아제 AK-47 소총 대신 M16 라이플이나 M4 카빈을 들고 있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도 다수 SNS에 올라왔다.
특히, 아프간 대통령궁을 장악한 탈레반의 사진이 공개된 뒤 네티즌들은 "사진을 잘 봐라. 놓칠 수 있는 팩트가 있다"며 총기를 지목했다.
사진 속 탈레반 대원들이 들고 있는 총기 다섯 자루 가운데 네 자루가 M16과 M4 카빈이라고 한다.
미국인 네티즌들은 "또 다른 망신거리"라고 혀를 찼다.





SNS에는 아프간의 각기 다른 지역에서 M16, M4, M18, M24 등 미제 총기를 탈레반이 수 백 자루씩 모아 전시한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총기와 함께 탄약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탈레반의 재집권 후 암시장의 M16 소총 가격이 급락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카불에서는 탈레반이 미군용 차량 험비를 타고 순찰을 하는 모습이 찍혔다.
험비는 해외 주둔 미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를 탈레반이 타고 다니는 모습은 미국인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미군 군복을 차려입은 탈레반 대원들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남부 칸다하르 공항에 있던 UH-60 블랙호크 공격헬기를 탈레반이 손에 넣고 기뻐하는 모습이 전해졌다.
지난주 아프간에서 UH-60 블랙호크 헬기 5대와 러시아제 Mi-17 헬기 16대, 브라질제 A-29 슈퍼투카노 헬기 10대 등 아프간 정부군이 운용하는 군용기 40대가 탈레반을 피해 지난주 우즈베키스탄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군용기가 아프간에 남겨져 탈레반에게 넘어갔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20년간 미국이 아프간에 쏟아부은 100조원 상당의 군사자산이 탈레반 손에 들어가게 됐다고 인정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우리는 모든 군사 물품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중 상당수가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미군이 2003년부터 아프간 정부군에 M16 등 최소 60만정의 보병무기와, 16만2천대의 통신장비, 1만6천개의 야간투시경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는 최근만 해도 미군이 아프간 정부군에게 기관총 7천여정, 험비 4천700여대, 수류탄 2만개, 정찰용 드론, 군용기 200여대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탈레반 수중으로 넘어간 엄청난 양의 미국산 무기와 군사품이 전 세계 여러 지역 테러 조직으로 넘어갈 수 있고, 심지어 미국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