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 외무장관 긴급 화상회의…"안전한 대피가 당면 과제"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에 "우리는 어떤 테러리스트들이든 우리를 위협하도록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토 회원국 외무 장관들은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아프간 사태를 논의한 뒤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는 결의와 의지를 갖고, 연대하면서 테러리즘과 계속 싸우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아프간 내 심각한 인권 침해와 인권 유린에 관한 보도들에 깊이 우려한다고 밝히면서 즉각 폭력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나토는 아프간 당국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히고 향후 어떤 아프간 정부든 모든 아프간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아프간이 다시는 테러리스트들의 피난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등 국제적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당면한 과제는 회원국 시민과 협력국 국민, 위험에 처한 아프간인, 특히 나토의 노력을 지원했던 이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것이라고 밝히고 탈레반에 카불 국제공항 등을 통해 이들이 안전하고 질서 있게 떠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몇몇 나토 회원국이 대피를 위해 현재 시한으로 돼 있는 8월 31일 이후까지도 카불 공항을 열어둘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미국은 일정표가 8월 31일에 끝난다고 밝혔으나 몇몇 동맹국들은 더 많은 사람을 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를 연장할 필요성을 제기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8월 31일 철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아프간 내 미국인 등 대피 작전도 같은 날까지 완료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사람들을 카불에서 수송하는 것보다 공항까지 데리고 오는 것이 도전과제라고 덧붙였다.
한 나토 관리에 따르면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래 1만8천명 이상이 비행기로 카불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수천 명이 피난을 위해 카불 공항으로 몰려들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북미와 유럽은 계속해서 나토 안에서 단결해야 한다. 아프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이를 바꾸지는 않는다"면서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과 중국의 부상은 우리가 강력한 대서양 양안 간 유대를 유지하는 것을 더욱더 중요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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