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가까워 소신 있게 업무 수행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주재 미국 대사로 정통파 외교관 출신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명하자 중국 매체들은 미중 갈등 속에서 신임 주중 대사의 역할에 주목했다.
펑파이(澎湃)는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장고 끝에 번스 전 차관을 주중 대사로 지명했다면서 그가 대사로 부임하면 미중 갈등을 온건하게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번스 전 차관은 정무차관 시절 아프가니스탄, 이란,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등을 놓고 중국 정부와 일한 경험이 있지만, 중국 전문가로 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정치인이 주중 대사를 맡았다는 점과 달리 정통 외교관 출신인 번스 전 차관이 대사로 부임하면 양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댜오다밍 인민대 교수는 펑파이와 인터뷰에서 "미중관계는 꼬여있는 의제가 많다"고 전제한 뒤 "각종 현안에 있어서 직업 외교관은 정치인과 달리 리스크를 초래하지 않고 온건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봉황망(鳳凰網)은 번스 전 차관이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가까워 소신 있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중 대사는 업무 성격상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물론 존 캐리 미국 기후특사,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인도태평양조정관 등과도 협력해야 한다.
그는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 캠프에서 외교정책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 신문은 "번스 전 차관은 블링컨 장관과 오랫동안 중동에 머문 가까운 사이고, 설리번 보좌관과도 가까워 주중 대사 업무를 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관찰자망(觀察者網)은 그가 주중 대사로 부임하면 가장 힘든 문제가 아프간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신문은 "번스 전 차관을 가장 골치 아프게 할 문제는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으로 벌어지게 될 혼란스러운 정세가 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신속하게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중심을 옮겨 중국에 맞설 능력이 있는지 사람들은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신경보(新京報)는 "중국이 미국의 모든 중요한 정책 논의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번스 전 차관의 부임이 확정되면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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