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아프간인들의 탈출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불 공항 일대는 탈출을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경고사격과 최루탄 발사로 사람들을 해산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폭력과 억압을 피하려는 여정은 아이들에게 특히 가혹합니다.
탈출 행렬 속 아이들은 야외에서 쪽잠을 자고, 군인에게 생수를 얻어 마시며 연명합니다.
난리 통에 가족을 잃어버린 아이들도 속출합니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며 외국군에게 어린 자녀를 건넸습니다.
카불 공항의 혼란 속에서 철조망 너머 미군에게 아기를 건네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미국 해병대는 이 아기가 아버지와 다시 만나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여권이나 비자가 없으면 공항 근처에 오는 것도 금지된 상황이지만, 일말의 희망을 품은 아프간인들은 계속 공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모습이 알려지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환기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 9월 시리아 난민인 어린이 아일란 쿠르디가 터키 해변에서 익사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각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리아 내전의 심각성이 환기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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