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접경 혼란 우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아프가니스탄 북부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접국을 통한 테러리스트 유입에 긴장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차단책에 부심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중국은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자마자 신장(新疆)위구르 지역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대의 경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북부 접경국인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을 통해서도 테러리스트가 자국으로 유입될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지난 18일부터 타지키스탄과 현지 수도 두샨베에서 대테러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해당 훈련소식을 보도하면서 "아프간의 상황 변화가 이웃 국가들에 불안과 테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신장위구르족 독립운동 세력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이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을 등에 업고 세력을 확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프간의 평화 재건을 지지한다면서도 "탈레반이 ETIM을 포함한 각종 테러 단체를 단호히 타격해야 한다"며 테러 단체와의 결별을 강조했다.
SCMP는 탈레반을 피해 도망치려는 사람들로 아프가니스탄에서 극도의 혼란이 벌어지자 중국이 타지키스탄을 비롯해 다른 중앙아시아 인접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미국 전문가 루샹(陸翔)은 중국이 테러리스트의 유입을 막기 위해 아프가니스탄과의 접경지역 100㎞ 내에 군대를 배치했지만, 중국으로 들어갈 다른 '구멍'들이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이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이들 나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중국은 또한 파키스탄, 이란과도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개별 유입 사례가 나타날 수 있지만 대규모 유입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전반적으로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댄 모든 나라는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리즘의 온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데 뜻을 같이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안보 전문가 리웨이(李偉)는 중국이 중앙아시아국가들에 병력을 배치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안보협력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역내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은 아프가니스탄 인접국들의 접경지역 안보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접경지대가 넓은 타지키스탄이 다른 나라보다 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지 주둔 러시아군이 안보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낮출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아프가니스탄 인접국 간 정보 교환과 군사훈련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러시아는 타지키스탄 주둔 자국군 전력을 활용해 CSTO 동맹국들에 대한 어떠한 공세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러시아는 또한 올 여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연구원(RSIS)의 라파엘로 판투치 연구원은 "중국은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경비를 강화했고 파키스탄과 타지키스탄 측 접경지대 경비대에 대한 지원도 제공했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문제 간 안보 완충장치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타지키스탄과 향후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특히 러시아와 비교해 산악 전투나 대테러 작전에서 많은 경험이 없어 실제로 무엇을 제안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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