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선거· 총선 앞둔 스가, 정치적 큰 타격 불가피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올가을 정권을 좌우하는 일본 총선을 앞두고 주목받은 수도권 지자체장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지지를 받은 후보가 낙선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NHK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요코하마(橫浜) 시장 선거에서 스가 총리가 지지한 오코노기 하치로(56·小此木八?) 후보가 입헌민주당 등 야권이 지원한 야마나카 다케하루(48·山中竹春) 후보에게 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8명의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선 이 선거는 올가을 총선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스가 총리에 대한 민심 평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정치적 이벤트로 주목을 받았다.
요코하마를 포함하는 가나가와(神奈川)현 2구를 지역구(중의원 8선)로 둔 스가 총리가 자신의 내각에서 국가공안위원장을 맡은 오코노기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출마를 위해 각료직을 내놓은 오코노기 후보는 작년 자민당 총재 선거 때 스가 진영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오코노기는 스가 총리가 정치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11년 동안 비서로 모신 오코노기 히코사부로(小此木彦三郞·1928∼1991) 전 통산상(장관)의 아들이기도 하다.
스가 총리는 이런 인연으로 오코노기 후보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총리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방선거에 깊숙이 개입했다.
이에 맞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공산당, 사민당과 손잡고 이번 선거를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책임을 묻는 스가 정권에 대한 심판의 장으로 규정하고 코로나19 전문가인 야마나카 전 요코하마시립대 의학부 교수를 총력 지원하고 나서 사실상의 여야 간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이 때문에 오코노기 후보가 낙선하면 자민당 총재 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국민적 지지율 하락으로 당내 위상까지 약화해 고전하던 스가 총리 입장에선 치명타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향후의 자민당 총재 선거와 차기 중의원 선거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추천한 야마나카 후보가 집권 자민당의 일부 지원을 받은 하야시 후미코(75·林文子) 현 시장까지 꺾고 당선함에 따라 스가 총리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올 4월의 중·참의원 3개 보궐선거·재선거에서 전패한 데 이어 7월의 도쿄도 의원 선거에서도 제1당 지위를 탈환했지만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등 스가 내각 출범 후로 치러진 주요 선거에선 계속 고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달 30일까지이고, 총선을 통해 구성되는 현 중의원 임기는 10월 21일 만료된다.
자민당은 이번 요코하마 시장 선거를 마친 뒤인 오는 26일 당 총재 선거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언론은 연임 의사를 이미 밝힌 스가 총리를 차기 총선에서 당의 얼굴로 내세울지를 놓고 자민당 내부에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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