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카불 점령 계획 없었다…수도 이전도 고려"

입력 2021-08-22 21:16   수정 2021-08-23 09:53

탈레반 "카불 점령 계획 없었다…수도 이전도 고려"
"내부 규율 정립이 최우선 과제…민간인 공격 대원 처벌 방침"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간부가 예상보다 빨랐던 카불 점령은 계획에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탈레반 고위 간부 압둘 카하르 발키는 22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초 정치적인 해결책을 찾기를 원했고, 카불 점령은 계획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아프간 정부) 보안군이 떠나면서 자신들의 자리(카불)를 버렸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카불의) 통제권을 넘겨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문화위원회에 속한 발키는 지난 17일 탈레반의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그간 탈레반은 20년 전 집권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발키는 이날 여성 기자와 마주 앉아 영어로 인터뷰했다.
발키는 "현재 새 정부 구성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는 '포괄적 시스템'이 될 것"이라면서 "수도를 카불에 유지할지 아니면 칸다하르로 옮길지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남부에 위치한 칸다하르는 1994년 탈레반이 조직을 결성해 세력을 키운 곳이다.
여성 문제 관련 질문에 대해서 발키는 "이슬람법에서 여성 권리는 남성이나 아이들의 권리와 마찬가지로 모호함이 없다"면서 "내부 회의를 통해 명확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발키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정부 관리와 시민 사회 인사에 대한 폭력은 탈레반의 방침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내부 규율 정립이며, 우리 대원들이 그런 일(폭력 및 살해 사건)에 연루되면 제일 먼저 기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테러 단체'라는 외부 시선에 대해서 발키는 "미국이 자기 뜻에 따르지 않는 모든 사람에게 그런 꼬리표를 붙였다"면서 "모든 사람이 우리를 테러리스트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logo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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