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봉쇄로 '선방'했으나 델타 변이에 역습받아
백신 접종 목표도 미달…"봉쇄만으론 역부족" 지적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뉴질랜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에 기습을 당하면서 '방역 모범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고 BBC 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질랜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강력한 봉쇄와 차단을 앞세우면서 방역 성공 사례로 꼽혔으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가 기승을 부리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크리스 힙킨스 코로나19 대응 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에서 델타 변이가 "게임판을 뒤바꾸고 있다"면서 기존 방역이 "덜 강력하고, 덜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뉴질랜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천16명, 누적 사망자는 26명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는 세계 188번째 수준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지역사회에 델타 변이가 숨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뉴질랜드에서 나온 지역사회 감염은 107건으로, 모두 델타 감염에 따른 것이다.
힙킨스 장관은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는 앞으로 더 개방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봉쇄 위주의 방역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뉴질랜드가 백신 접종 속도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들끓는다.
인구 500만명인 뉴질랜드에서 지난 19일 기준 백신 두 차례 접종 인구는 96만여명, 한 차례 접종은 170만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낮은 수준이다.
일단 저신다 아던 총리는 국경 봉쇄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면서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고, 이후 개인이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통제 없는 이동을 구상하겠다는 계획이다.
호주 정부도 23일 코로나19 통제를 완화하려는 입장을 내놨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날 호주가 백신 접종률에 맞춰 강력한 통제를 완화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호주는 델타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수주동안 전체 인구 중 절반을 대상으로 봉쇄령을 유지해왔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에서 "(봉쇄령이) 영원히 갈 수는 없다"면서 "지속가능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州)에서 사흘째 하루 확진자가 800여명씩 쏟아져나오면서 기존 봉쇄령에 회의론이 제기돼왔다.
호주 또한 백신 접종에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시드니 등 대도시에서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16세 이상 중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30%, 한 차례 접종한 비율은 52%다.
이 속도로는 12월 백신 접종률 목표인 80%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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